風摩碑雨洗書[풍마우세]

丫凹丰凸㐃 2013. 10. 1. 23:36

 

금석맹약이라고 했던가?

쇠도 녹이 슬고 돌도 비바람에 씻기어 흔적을 가늠하기에 이르니

어느것 하나 영원한것 없더라만

사람의 신의는 살아있는 한 영원할지라

그도 마음이 서로 통할 때에는

 

그러므로 이쯤해서 함석헌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? 라는 글귀가 생각이 난다.

 

 그 사람을 가졌는가/함석헌

 

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
 

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'저 맘이야' 하고 믿어지는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
 

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"너만은 제발 살아다오" 할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
 

불의의 사형장에서 "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" 일러줄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
 

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"저 하나 있으니"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
 

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"아니"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
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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