금석맹약이라고 했던가?
쇠도 녹이 슬고 돌도 비바람에 씻기어 흔적을 가늠하기에 이르니
어느것 하나 영원한것 없더라만
사람의 신의는 살아있는 한 영원할지라
그도 마음이 서로 통할 때에는
그러므로 이쯤해서 함석헌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? 라는 글귀가 생각이 난다.
그 사람을 가졌는가/함석헌
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'저 맘이야' 하고 믿어지는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"너만은 제발 살아다오" 할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불의의 사형장에서 "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" 일러줄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"저 하나 있으니"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
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"아니"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
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